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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반짝임 (2)

대낮의 교무실. “선생님~ 커피 한 잔 하세요.” 직접 탄 커피를 건네며 한 교사가 말한다.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선생님, 그 얘기 들으셨어요?” 커피를 받은 교사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이야 기한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고개를 저으며 무슨 이야기인지 묻던 그때, 바깥 수돗가에서 학 생들이 소리친다.


“야!!!”


“아직 수업시간인데 누가 이렇게...” 교사가 창문으로 이동한다. 바깥의 학생들은 교사와 눈이 마주친다.


그 순간 종이 치고, 교사는 이들에게 교무실로 올라오라며 손짓한다. 교무실 창문은 학생들이 불안한 표정을 지은 채 서로에게 속닥거리는 모습을 담는다. “아이들이 장난쳤나보죠?” “물장난을 했는지 다들 머리카락이 세 가닥으로 뭉쳐 있네요” 두 교사는 가볍게 웃으며 커피를 홀짝인다. 잠깐 멍을 때린다. 교실 문이 열리고 세 학생은 공손히 손을 모은 채 말을 꺼낸다.


“죄송합니다…”


“각자 반성문 쓰고 교실로 올라가세요.” 교사의 지시에 학생들은 교무실 구석을 향해 가고, 두 교사는 학생들에게서 시선을 거둔다.


“그나저나 선생님 아까 하려던 말씀이 뭐였죠?”


“아 맞네요… 그 몇 년 전에 여기 졸업한 아이 있잖아요. 단발에 장난꾸러기 같았던, 기억나세요?”


“네 그럼요.”


“정말 아이다운 순수함이 있던 친구였는데, 갈수록 현실이 마음 같지 않았나 봐요. 단발 머리를 고수하던 아이가 취업하고는 머리를 산발이 되어가도록 기르고, 당최 웃지도 않고.. 결국에는 종적을 감췄대요. 그러니까, 지금 실종 상태라네요. 부모님께서도 주변 지인들 중에서도 근황을 아 는 사람이 없고. 설마 납치당한 건 아닐지 걱정했는데 이건 절대 아니라고 하더라고요. 뭐… 이런 저런 이유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요.”


놀란 눈의 교사 뒤로 이 대화를 엿듣는 학생들이 보인다. 학생들은 빽빽한 반성문을 제출하고 교무실을 나온다.


“…어디에 계신 걸까?” 복도를 걷던 세 명의 아이 사이에 흐르던 정적을 깨고 한 아이가 말한다.


“그러니까.”


아무런 말없이 걷던 학생1이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나… 누군지 알 것 같아. 며칠 전에 본 것 같거든.” 걸음을 멈추고 아이 둘은 이 아이를 바라본다.


“학교 옆 산에 낡은 집 있잖아. 거기… 거기로 산발인 여자가 들어가는 거, 내가 봤어. 빛바랜 정 장을 입었는데, 움직일 때마다 그 먼지가 뿌옇게 피어올랐어. 이유는 모르겠지만 정장의 먼지가 시야를 가리는 듯할 때마다 그 사람은 자꾸만 걸음을 멈춰서 낡은 집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내가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 어쩌다가 지켜보게 됐는데 약간은 오싹한 기분이 들더라. 가볼래?” 학생의 말이 끝나자마자 학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들은 복도의 모퉁이를 돌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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